[사설] 국회의장 秋 탈락, ‘명심’에 대한 경고이자 ‘협치’ 명령

[사설] 국회의장 秋 탈락, ‘명심’에 대한 경고이자 ‘협치’ 명령

입력 2024-05-17 00:31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16일 우원식 의원이 선출된 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 일변도의 당 및 국회 운영을 해선 안 된다는 강한 우려의 표출일 것이다. 당초 의장으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실제 추 전 장관한테 명심이 쏠렸고, 그를 위해 다른 후보들이 중도 사퇴하기도 했다. 이에 추 전 장관은 “당심이 명심이고, 명심이 곧 민심”이라며 충성 맹세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냈다. 이런 비정상적인 일들이 계속 터지니 민주당 구성원들조차 참다못해 추 전 장관 대신 우 의원을 선택하는 이변이 나온 것이다.

민주당이 국회의장의 중립 의무보다 당심과 명심을 우선시하겠다는 후보를 택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경선 과정에서 노출된 이 대표 ‘1극 체제’의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민주당은 원내대표를 찐명(진짜 이재명)계로 추대한 데 이어, 이번에 국회의장까지 찐명계로 교통정리하려 했다. 이제는 연임 불가피론을 내세우며 대표마저 재차 추대할 움직임이다. 공천에서부터 주요 당직까지 찐명이라야 살아남고, 찐명이라야 한 자리 차지하는 구조가 점점 굳어지고 있다. 그런 사이 당내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이곳저곳에서 ‘이(李)비어천가’만 요란해졌다. 하지만 이번 경선 결과에선 민심을 거스르는 ‘그들만의 명심·당심’으로는 결코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게 확인됐다. 특히 이 대표 1극 체제는 당의 다양성을 해치면서 독선의 정치를 낳을 수 있다는 것도 드러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이런 잘못된 정치에서 당장 빠져나와야 한다.

우 의원은 여러 우려 속에 대안으로 선택된 만큼 국회 운영에 있어 당심이나 명심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또 중립을 지키는 노력을 한시라도 포기해선 안 된다. 경선 과정에선 필요에 따라 의장 직권상정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의장이 되어선 여야 간 중재를 통해 타협의 정치를 이끌어내야 한다. 특히 22대 국회는 나라 안팎으로 어려움이 클 때 개원하는 만큼 다른 어떤 법안보다도 우선은 민생입법에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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