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국회 본회의장 소음측정기

[한마당] 국회 본회의장 소음측정기

손병호 논설위원

입력 2024-05-18 00:40

프랑스 의회가 이번주 본회의장에 소음 측정기를 설치했다. 한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터져나오는 고성 때문에 의원과 국회 직원들이 청력 손상을 비롯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 국회의장이 수용한 것이다.

프랑스 의회에선 그간 연금개혁 문제를 비롯해 논쟁적인 문제들이 많았고 의원들이 말로는 물론, 책상까지 내려치면서 주장을 펼쳐 조용할 날이 없었다. 심지어 본회의장 소음이 항공기 소음보다 큰 90데시벨에 이른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옆에 목청이 큰 동료를 둔 의원은 귀마개를 하기도 했다고 현지 매체 르피가로가 16일 전했다. 또 다른 매체 라데페슈는 소음 측정기는 회의장 곳곳에 설치돼 의원들이 자신과 주변의 소음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게 하고, 적정 데시벨을 넘어서면 의장이 토론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음 얘기를 할 때 우리나라 국회를 빼놓으면 서운할 것 같다. 우리 역시 상대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을 할 때나 법안 제안설명과 반대토론 때 본회의장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나온다. 지난해 10월 여야가 대통령 시정연설과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만이라도 소리치거나 야유를 보내지 말자고 신사협정을 맺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본회의장이 아닌 상임위에선 더 시끄럽다. 여야가 마주보며 앉아 있는 구조여서 한바탕 논쟁이 붙으면 상임위가 떠나갈 정도로 고성이 오간다. 일부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려고 일부러 고성을 지르거나 책상을 꽝꽝 내려치는 경우도 빈번하다.

오는 30일 22대 국회가 개원할 텐데, 특검법안을 비롯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들이 잔뜩 쌓여 있어 또 얼마나 시끄러운 국회가 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우리 국회야말로 본회의장과 상임위에 소음 측정기를 설치해 의원들 본인 소리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게 하면 그나마 고성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또 적정 데시벨을 넘어서는 의원은 진정될 때까지 회의장 밖으로 일시 퇴장시키는 조치도 필요할 것 같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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