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7가지 약 동시에 먹으면 부작용 위험성 82% 증가

노인, 7가지 약 동시에 먹으면 부작용 위험성 82% 증가

[신호철의 ‘건강하게 나이들기’] ⑨ 노인 다약제 복용 문제

입력 2024-05-21 05:15

어르신 중에는 “매일 약을 한 움큼씩 먹는다”는 분들이 많다. “그게 뭐 어때서?”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이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그 중요성에 비해 의외로 무관심한 노인 건강 문제 중 하나가 바로 다약제 사용이다.

노인들은 고혈압, 당뇨, 불면증, 관절염, 심혈관질환 등으로 많은 약을 동시에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심지어 전에 처방 받은 약들이 더 이상 필요 없어도 계속 사용하기도 한다. 국내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환자의 36%가 다약제를 사용하고, 그 중 80%가 10개 이상의 약을 쓴다.

문제는 다약제 사용 노인들은 응급실 방문과 입원이 많아지고 사망률도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노인은 약의 흡수·대사·배설 등이 젊은이와는 달라서 같은 약이라도 부작용 가능성이 큰데, 다약제 사용 시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동시에 4가지 약을 사용하면 38%, 7가지 약을 쓰면 82%까지 부작용 위험성이 증가한다.

또 노인은 마약성 진통제, 항불안제, 항히스타민제 등의 부작용으로 진정 효과가 더 강하고 어지럼증, 균형감각 저하 등으로 낙상·사고 위험이 커진다. 심지어 특정 약제로 인한 부작용 해결을 위해 또 다른 약을 쓰게 되면서 위험성이 더 커지기도 한다.

다약제를 사용하면 약물 상호작용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특정 약제는 다른 약의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부작용을 악화시킨다. 또 여러 질병이 있을 때 특정 질병의 치료제가 다른 질병엔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처방이 필요 없는 각종 영양제 등 건강식품까지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처방된 약제와의 상호작용으로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처방약으로 아스피린 등을 이미 복용하고 있는 환자가 건강식품으로 은행잎 추출물을 복용하면 효과가 강해지면서 출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노인들이 늘 졸려 하고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잘 넘어지거나 식욕 감소, 설사 혹은 변비, 피부 발진 등의 증상들을 보인다면 기저질환 때문일 수 있지만 다약제 사용으로 인한 문제일 수도 있다. 따라서 노인들은 사용하는 약물에 대해 자주 분석하고 꼭 필요하지 않은 약물은 사용을 중단해서 부작용이나 약물 상호작용을 피해야 한다. 오늘은 어르신이 사용하는 약들을 한 번 점검해 보고, 필요하다면 주치의와 상의하도록 하자.

전 강북삼성병원장·가정의학과 교수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