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플렉스 시즌5] “돈·명예·권력의 노예로 살다보면 몹쓸 짓 하게 돼”

[갓플렉스 시즌5] “돈·명예·권력의 노예로 살다보면 몹쓸 짓 하게 돼”

[릴레이 인터뷰] <10>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입력 2024-05-2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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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이 시대 청년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한 번밖에 없는 아까운 인생을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살지 꼭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돈 명예 권력 쾌락 승진 등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의 노예로 살다보면 몹쓸 짓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앙을 갖고 이웃들의 삶이 풍요롭게 되도록 하는 게 가치있는 인생입니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의 추천을 받아 갓플렉스 챌린지 릴레이 인터뷰 열번째 주자로 나선 윤영관(72)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2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에게 진정어린 조언을 건넸다.

윤 전 장관은 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32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고 현재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과 서울대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화려한 이력과 달리 윤 전 장관은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 힘든 삶을 살았다. 부친이 초등학교 교사였지만 5남매 가족을 건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큰 꿈을 품었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비전을 가졌고 이를 위해 외교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해보기로 결심했다. 이에 서울대 외교학과에 진학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윤 전 장관은 대학 진학 후 격심한 혼란기를 겪었다. 독재와 사회적 모순, 부조리에 눈을 떴고 학생운동의 길로 나아갔다. 그는 “5·18 민주화 운동이 터졌고 그것을 잔인하게 무력 진압하는 권력의 행태에 큰 충격과 절망감을 느꼈다”며 “그때까지 내 삶을 지탱해주던 기본 전제, 즉 나의 이성과 도덕 기준이라는 게 무력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윤 전 장관은 군 제대 후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사회적 문제 의식을 갖고 사는 삶은 중요했지만 언제까지 혼란 속에서 있을 수만은 없었다.

마침 이 시기에 기독교 신자인 아내를 만났다. 결혼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신앙까지 갖게 됐다. 윤 전 장관은 “신앙을 가진 후 나로 하여금 분단된 한국에서 태어나 국제정치학자로 살게 해주신 주님의 뜻은 ‘화평케 하는 자’로 살라는 것으로 알고 그 뜻대로 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에서 근무할 당시 사회과학대학 기독학생회 지도교수도 맡았다. 그는 “퇴임 전 7년 정도 대학원생들과 함께 매주 성경공부 모임을 한 게 기억에 남는다”며 “공부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극심한 정신적 압박감을 느끼던 학생들이 모임을 통해 위안과 힘을 얻도록 도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을 향한 당부의 메시지를 건넸다. 윤 전 장관은 “아무리 현실이 녹록지 않더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따스함을 전하는 여유를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어려움에 맞닥뜨리더라도 자신의 판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준과 뜻에 따라 결정하고 노력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윤 전 장관은 외교안보 분야의 민간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연구 저술 강연 학술회의를 비롯해 외국 인사 면담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그는 “2017년경부터 국제정세가 격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한국이 어떠한 외교를 펼쳐나가야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위기에 처한 한국교계를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교계의 세속화가 심화된 만큼 이를 회개하고 올바른 궤도로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깥 세상의 정치적 진영논리를 따라 좌우로 나뉘고 물질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며 “스스로 돌아보고 세상의 소외된 자들을 향해 구체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들이 확산돼야 한다”고 전했다.

윤 전 장관이 추천한 다음 인터뷰이
윤만호 EY한영 경영자문위원회장

“신앙의 힘으로 항상
긍정적·진취적 자세로 살아온
모범적 신앙인이자 경영인”

윤영관 전 장관은 갓플렉스 릴레이 인터뷰 다음 주자로 윤만호 EY한영 경영자문위원회장을 추천했다.

윤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달러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산업은행에 IR팀을 처음 만들었을 때 초대 팀장을 맡았다. 2008년엔 경영전략본부장으로 발탁돼 산은과 정책금융공사의 분리작업 밑그림을 그렸다.

산은지주 사장을 마지막으로 퇴임한 뒤 기술보증기금 사장 등 다른 공기업 임원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모두 고사한 뒤 2013년 EY한영회계법인에 들어갔다.

윤 위원회장이 취임한 후부터 EY한영회계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수년 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EY한영회계를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윤 전 장관은 "신체적 장애라는 어려움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의 힘으로 항상 긍정적 진취적 자세로 살아온 모범적인 신앙인이자 경영인"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지금 어려움에 처해있고 그 때문에 약해지는 것 같다고 느끼는 모든 청년들에게 믿음의 삶이 얼마나 귀하고 강한 힘이 될 수 있는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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