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명 가수와 소속사의 증거 인멸 시도에 경종 울리길

[사설] 유명 가수와 소속사의 증거 인멸 시도에 경종 울리길

입력 2024-05-23 00:35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교통사고를 내고 현장을 떠난 가수 김호중에게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중대한 인명피해가 없었고, 피의자가 널리 알려진 인물로 도주 우려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경찰은 그와 소속사의 조직적인 증거 인멸 가능성을 고려해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이후 그와 소속사는 일관되게 사고를 은폐하고 사법체계를 무시하는 행동을 했다. 사고 후 매니저가 경찰에 허위 자수했고 김호중은 사고 17시간 뒤에야 경찰에 출석했다. 그는 매니저가 허위로 자수하는 동안 경기도의 한 호텔로 이동하면서 편의점에서 맥주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음주운전 사실을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경찰은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 이모 대표와 본부장 전모씨에 대해서도 각각 범인도피교사 혐의, 증거인멸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대표는 김호중 대신 매니저에게 자수하라고 본인이 지시했고, 김호중이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호중이 음주 사실을 시인한 점을 고려하면 거짓 진술을 했던 셈이다. 전씨는 상황 은폐를 위해 사고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삼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이 이들의 영장을 이날 법원에 청구함에 따라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법원이 법리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알 수 없으나 어떤 형태로든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범죄를 저지른 후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사법방해까지 시도한 이들이 자숙하는 대신 거리낌없이 행동하고 아무런 제약 없이 일상을 누리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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