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페이지 터너

[겨자씨] 페이지 터너

입력 2024-05-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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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터너(page turner)는 피아니스트의 왼편 뒤쪽에 앉아서 악보를 대신 넘겨주는 사람입니다. 정확한 타이밍에 악보를 넘겨줘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목받는 행동이나 눈에 띄는 옷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마치 투명인간 같은 모습으로 존재해야 합니다.

세례요한은 말합니다. “신부를 취하는 자는 신랑이나 서서 신랑의 음성을 듣는 친구가 크게 기뻐하나니 나는 이러한 기쁨으로 충만하였노라.”(요 3:29) 세례요한이 바로 페이지 터너였습니다. 그의 역할을 유대 결혼에서는 ‘쇼쉬밴’이라 하는데 우리 말로는 ‘들러리’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혼인 잔치를 주관하면서 무엇보다도 신랑이 올 때까지 신부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고나면 사라지게 됩니다.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 3:30) 예수님만이 흥하셔야 합니다. 얼마나 결연한 의지입니까. ‘나도 덕분에 흥해야겠습니다’가 아닙니다. 자신은 사라져야만 하는 존재라는 겁니다. 우리도 들러리의 기쁨을 누리고 페이지 터너의 역할을 감당해야만 합니다. 오직 주님만이 모든 영광의 주인공이시기 때문입니다.

안광복 목사(청주 상당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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