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완전군장

[한마당] 완전군장

정승훈 논설위원

입력 2024-05-29 00:40

군장(軍裝)은 군인이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장비 및 그 장비를 휴대하는 방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한민국 육군은 군장을 단독군장, 공격군장, 완전군장의 3가지로 구분한다. 단독군장은 경계 근무 때나 훈련할 때 갖추는 것으로 개인화기(소총)와 헬멧, 탄창, 수류탄, 수통, 방독면 등이 포함되며 무게는 15㎏ 안팎이다. 공격군장은 특별 임무 수행용 응용군장으로 단독군장과 완전군장의 중간 단계다. 완전군장은 기본 단독군장에 여벌의 전투복과 전투화, 속옷, 양말, 전투식량, 화생방보호세트, 총기손질도구에다 모포와 야전삽까지 휴대하게 된다. 겨울에는 침낭과 내복까지 추가된다. 완전군장을 갖추면 그 무게는 38.6㎏이 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완전군장의 무게는 이보다 10㎏ 정도 더 무거웠다. 2011년 8월 육군 발표에 따르면 당시 완전군장 무게는 48.7㎏이었다. 전투장구류 품목의 기능을 대폭 개선하고 경량화된 개선품으로 대체해 2015년에 완전군장 무게를 38.6㎏으로 줄인다는 게 당시 발표의 핵심이었다. 10년 전에 비하면 개선됐다고 하지만 38.6㎏도 가벼운 것은 아니다. 이 정도 무게의 배낭을 짊어지면 꼿꼿이 서 있기 쉽지 않다. 의식적으로 몸을 숙이지 않으면 뒤로 젖혀지기 일쑤다.

지난 23일 완전군장으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쓰러져 이틀 뒤 사망한 훈련병은 무리한 운동이나 과도한 체온 상승으로 근육이 손상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횡문근융해증’ 의심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원인이 횡문근융해증으로 확인되면 무리한 군기훈련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1993~1995년에 사단사령부 직할 공병대대에서 군복무할 때 제대로 완전군장을 갖췄던 것은 3번 정도로 기억된다. 1994년 7월 9일 북한 김일성 주석이 전날 사망했다는 속보가 떴을 때, 그리고 1년에 한 번씩 FTC(전투공병야외전술훈련)에 참가할 때였다. 경험에 비춰보면 완전군장 보행이 여지껏 군기훈련 항목에 포함돼 있었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으로 보인다.

정승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