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교인 60명이 10년간 깎아빚은 ‘노아의 방주’

전 교인 60명이 10년간 깎아빚은 ‘노아의 방주’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 ‘노아의 방주:새로 밟는 땅’ 전시 가보니

입력 2024-05-3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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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대전엑스포 시민광장 미디어큐브동에서 전시 중인 ‘노아의 방주’ 전시물. 다양한 인간군상이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도성.

‘생명 있는 모든 것은 구원을 갈망한다.’

29일 대전 서구 대전엑스포의 한 전시실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이런 문장이 보였다. 생명과 구원의 메시지를 다룬 전시회에서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 속 홍수’ ‘페루 잉카족 대홍수 설화’ ‘알래스카 구전 대홍수 설화’ ‘중국의 대홍수를 극복한 누와’ 등의 설명에도 눈길이 멈췄다.

모두 성경 속 노아의 방주와 관련된 신화들이다. 전시장 곳곳에는 성경 속 이야기를 구현한 목공 작품이 가득했다. 경기도 예닮교회(고대경 목사) 산하 전시사업 공동체 ‘예들’이 기획한 ‘노아의 방주: 새로 밟는 땅’ 전시회 현장이다.

전시회에는 예닮교회 전 교인 60명이 10년 전인 2014년부터 만든 목공 작품이 전시됐다. 생업에 종사하는 교인들은 퇴근 뒤 교회와 공방에 모여 나무를 나르는 것부터 다듬기와 오일칠까지 전시 준비 모든 과정에 구슬땀을 흘렸다. 어느 작품 하나 이들의 손끝을 거치지 않은 게 없었다. 그렇게 만든 작품은 1t 트럭 40대에 실려 전시회장으로 왔다. 작품 수만 6만여개에 이른다.

전시는 660㎡(약 200평) 규모의 대전엑스포 미디어큐브동 2·3층에서 이어지고 있었다.

압권은 2층의 방주를 향하는 동물들의 행렬이었다. 동물의 시선은 모두 한 방향을 향했다. 공룡과 매머드처럼 지금은 사라진 동물부터 코끼리 기린 등 다양한 동물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인간이 동물을 향해 멈추라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모형.

나무로 만든 동물들에게선 무늬와 뿔 등 섬세한 디테일이 생동감을 느끼게 했다. 동물의 행렬을 따라가다 보면 동물과 인간이 만나는 다리가 나타난다. 인간의 몸짓은 동물의 행렬을 막고 있었다. 타락한 인간이 자신의 성에 못 들어오게 하려는 제스처였다.

옆 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기니 한가운데에 인간의 도성이 우뚝 서 있었다. 타락한 인간의 죄악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성을 살펴보니 술에 취해 쓰러진 이를 비롯해 목을 뻣뻣하게 들고 있는 교만한 모습과 칼을 들고 싸우는 모습의 사람 모형이 눈길을 붙잡았다.

죄에 빠진 이들은 따뜻한 느낌의 나무가 아니라 점토와 에폭시 소재를 사용해 차가운 인상을 줬다. 시선은 도성 위를 날고 있는 새들에게로 옮겨졌다. 인간이 죄를 저질러도 구원의 방주를 향할 수 있다는 희망을 표현한 것이다.

노아의 방주를 향하고 있는 동물들. 맨 끝에 노아의 방주 조형물이 보인다.

3층으로 올라가자 천장에 해양 동물들이 전시돼 있었다. 바닥에는 육지 동물이 놓여 있었다. 40일 동안 이어진 홍수를 표현한 현장이었다. 동물의 행렬 끝에는 노아의 방주가 자리 잡고 있었다. 거꾸로 뒤집힌 아라라트산 위에 놓인 방주는 성경에 기록된 크기의 60분의 1이었다. 마지막 전시관엔 홍수 이후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지난 3월 20일부터 시작된 전시회는 당초 지난 24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누적 관람객 1만1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오는 8월 28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노아의 방주’ 전시회를 기획한 고대경 예닮교회 목사가 전시회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전시회를 기획한 고대경 목사는 “좋은 기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교인들이 직접 준비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번 전시회로 예수를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복음이 흘러가길 바라고 있다”며 “교회 여건상 이번 전시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데 아무쪼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밝혔다.

전시회를 보기 위해 춘천에서 가족과 함께 온 박한주(34)씨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교인이 함께 준비했다고 하는데 완성도가 믿기 힘들 정도로 높았다”며 감탄했다. 옆에 있던 김희성(10)군은 “다른 분들도 전시회에 방문해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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