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건달처럼 살았는데…” 예수님 만나고 ‘혁명가’ 된 7명의 이야기

“원래 건달처럼 살았는데…” 예수님 만나고 ‘혁명가’ 된 7명의 이야기

그 만남을 묻다
김형국, 김수형 지음/생명의말씀사

입력 2024-05-3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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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만남을 묻다’ 저자 김형국(오른쪽) 목사가 지난해 12월 경기도 성남시 나들목꿈꾸는교회에서 건축 큐레이터 박성태씨와 대담하며 미소짓고 있다. 생명의말씀사 제공

“기독교는 왜 모든 사람을 죄인이라고 해? 세상에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남들보고 죄다 죄인이라고 말하는 건 좀 심하지 않나.”

홍경택 서울대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본과 시절 만난 한 친구에게 건넨 질문이다. 상대가 학내 선교단체인 IVF에서 활동하는 독실한 기독교인인 걸 알고 던진 말이었다. 평소 캠퍼스 전도자를 붙잡고 2시간 동안 자기주장을 펼칠 정도로 토론에 자신 있던 그였지만 선악에 대한 친구의 응답에는 크게 동요한다. ‘인간이 선을 행할지라도 그 근원에 개인의 만족이 자리한다면 그 또한 죄’라는 말이었다.

이때부터 홍 교수는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자 한 내 생각의 뿌리는 뭘까’란 생각에 파고든다. 세상에 필요한 존재가 되고자 의대에 진학했지만 ‘이렇게 그냥 살아도 괜찮을까’란 생각이 스치던 차였다. 끝없는 욕망을 좇다 허무하게 죽느니 한 번쯤 제대로 기독교를 알아보겠다고 결심하고 IVF 수련회를 참석한 그는 이후 기독 서적을 읽으며 시나브로 예수를 받아들였다. 사냥개처럼 “집요하게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그에게서 더는 도망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아서다.


홍 교수를 비롯한 7명의 기독교인의 신앙 역정(歷程)을 대담 형식으로 묶은 책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나들목교회에서 세례받은 10~20년 차 평신도 지도자’라는 것이다. 대담자는 이들과 신앙 성숙의 길에서 동고동락한 나들목네트워크 협의체 의장 김형국 목사다. 김 목사는 “(기독교인의) 하루를 들여다보면 변화가 없는 듯해도 10~20년을 돌아보면 ‘그 만남은 혁명이다’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며 “예수를 따르는 진짜 삶이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2~2023년 나들목네트워크 교회 강단에서 진행된 이 대담의 내용은 문화사역자 김수형씨가 정리했다. 책은 김 목사가 2017년부터 펴낸 ‘만남 시리즈’ 3부작 마지막 편이기도 하다.

창립 첫해인 2001년부터 5개 교회로 분교한 2019년까지 나들목교회에서 세례받은 이는 총 635명이다. 이들 가운데 김현일 바하밥집 대표는 손꼽히는 극적 회심을 경험한 사례다. 학창 시절부터 ‘건달 비슷한 생활’을 하며 방황하던 그는 결혼 후 젖먹이를 키우기 위해 ‘쓰리잡’을 뛰다 예수를 만났다. 오토바이로 ‘총알 배달’을 하며 항상 유서를 품고 다니던 그에게 세례는 일종의 보험이었다. 그간 아내에게 ‘교회 가지 말라’고 채근하던 그가 나들목교회에 제 발로 출석한 이유다.

김 목사와 4주간 하나님을 주제로 대화하며 회심한 김 대표는 일용직 노동자인 자신을 가족처럼 대해주는 교회 공동체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 ‘이게 하나님나라 비슷한 거라면 정말 그 나라에 가고 싶다’는 열망으로 신앙 성숙에 힘쓴 그는 성실한 시민을 넘어 이웃을 섬기는 자리로 도약한다. 현재 김 대표는 아내 김옥란 리커버리하우스 대표와 함께 바하밥집을 비롯해 도시 빈민과 고립 청년 등 여러 사회적 약자를 섬기는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건축 큐레이터 박성태씨와 비영리단체 직원 유현숙씨는 공동체로 상처를 회복하고 상생의 길로 들어섰다. 가정이 깨진 뒤 교회를 찾은 박씨는 공동체와 함께 세상을 바라보면서 이웃의 결핍과 아픔을 알게됐다고 했다. 현재 그는 셰어하우스 통의동집 용두동집 등을 기획하며 ‘주거공간의 공동체성 회복’에 앞장서고 있다. ‘스스로 돌아가지 않는 탕자’의 삶을 살다 20년 만에 교회로 돌아온 유씨는 공동체의 기도와 사랑으로 미혼모에서 어엿한 사회인으로 발돋움했다. ‘홀로 아기를 책임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공동체와 함께 키워보자”는 김 목사의 격려를 받아 출산한 그는 성도들과 공동 육아를 하며 각종 어려움을 헤쳐나갔다. 육아 중 회계전문자격증을 따 지금껏 일하는 그는 “저를 지지해주는 소중한 공동체가 있었기에 결핍 과정에서도 성장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예배 출석, 성경 읽기 등은 종교적인 것이다. 진짜 중요한 건 삶이 변하는 것”이란 김 목사의 설교대로 살아내는 이웃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신앙생활에 있어 혁명 같은 변화가 필요한 이들이 솔깃할 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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