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주항공청 성공하려면 창의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

[사설] 우주항공청 성공하려면 창의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

입력 2024-05-31 00:33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청 임시청사에서 열린 '우주항공청 개청식 및 제1차 국가우주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우주항공청 개청식이 어제 열렸다.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늦게 문을 열었지만 우주 발사체·위성 기술을 보유한 7번째 국가라는 자부심을 혁신으로 승화시킨다면 5대 우주 강국 달성도 꿈으로 그치진 않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에서 예산을 1조5000억원 이상으로 늘리고 민간 투자도 100조원을 유치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대통령이 ‘과감한 도전으로 우주개발을 주도하라’는 주문과 다르게 ‘2032년 달 탐사, 2045년 화성 탐사’ 미션을 제시한 것은 우주청의 행동 범위를 제한할 소지가 있다. 이와 관련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을 지낸 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가 최근 한 포럼에서 기업들이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새 분야를 개척해 ‘우주 경제’를 구현하자는 우주청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며 무인 달 탐사 사업을 재고해야 한다고 한 지적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2026년 우주인 달 착륙을 통해 달 거주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인데 한국의 2032년 무인 달 탐사 계획은 생뚱맞고 코미디 같다고 한다. 이보다는 아르테미스에 적극 참여해 달 탐사 활동을 미리 경험하고, 2030년 무렵엔 한국도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는 계획으로 조정돼야 한다는 게 김 교수 주장이다.

우주항공이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방위·안보의 축으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미 항공우주국(NASA)이 무인 달 탐사를 민간 기업인 스페이스X에 의존하는 걸 보면 민간이 국가의 프로젝트를 이끄는 단계로 진화했음을 일깨우고 있다. 우주청이 전문가 중심 정부조직으로 꾸려진 것도 관료주의적 지시에 얽매이지 말고 창의적인 이행전략을 세우라는 뜻이다. 우주청도 지속가능한 우주개발을 위해서는 민간주도의 창의적인 우주항공산업 로드맵을 적극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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