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헌정 사상 첫 검사 탄핵 기각… 탄핵소추권 남발 안 된다

[사설] 헌정 사상 첫 검사 탄핵 기각… 탄핵소추권 남발 안 된다

입력 2024-05-31 00:31
헌정사상 최초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가 이뤄진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가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첫 변론에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해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은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가 30일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 검사 탄핵 사건에 헌재가 판단을 내린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헌재의 기각 결정으로 애초 무리한 탄핵소추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헌재는 재판관 5(기각)대 4(인용) 의견으로 안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탄핵심판이 인용되려면 직무와 관련한 헌법·법률 위반이 인정돼야 하고, 그 위반 행위가 파면할 정도로 중대해야 하는데 3명의 재판관은 ‘안 검사가 법률을 어긴 것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2명의 재판관은 ‘안 검사가 법률을 위반한 것은 맞지만 탄핵할 정도로 중대하지는 않다’고 판단해 기각 의견을 냈다. 4명의 재판관은 ‘법률 위반이 중대하다’며 탄핵소추를 인용해 안 검사를 파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공직자를 파면하려면 재판관 6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국회의 탄핵소추는 기각됐다.

헌정 사상 탄핵심판 사건은 총 7차례 접수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제외하면 21대 국회에서만 5건이 접수됐다. 앞서 임성근 전 부장판사에 대한 법관 탄핵소추는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됐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도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취지로 기각됐다. 현재 헌재에는 고발사주 의혹에 연루된 손준성 검사장, 비위 의혹을 받는 이정섭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이 계류돼 있다.

안 검사에 대한 탄핵안 통과를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도 탄핵소추권을 적극 활용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재적의원 과반수(대통령은 3분의 2) 찬성으로 의결이 가능한 만큼 민주당은 언제든 탄핵소추를 제기할 수 있다. 22대 국회에서도 탄핵 절차가 잇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검사와 판사, 국무위원에 대해 사사건건 탄핵소추를 제기하면 나라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겠는가. 민주당은 국회 제1당으로서 책임감을 되새기길 바란다. 정치적 탄핵을 남발할 경우 역풍을 맞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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