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의 저강도 도발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사설] 북한의 저강도 도발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입력 2024-05-31 00:3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창립 60주년을 맞은 국방과학원을 축하 방문하고 국방과학원 전시관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7일 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사흘 연속 도발을 일삼았다. 28~29일 260여개의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날렸고 29~30일엔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을 가했다. 30일에는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했다.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한 데 따른 내부 동요를 외부로 돌리려는 목적으로 벌인 것으로 보인다. 무분별한 연속 도발은 그만큼 북한 당국이 조급하고 초조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는 치졸하기 짝이 없는 행위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대북전단에 빗대 오물 풍선 살포를 합리화하고 있는데 이치에 맞지 않는다. 우리는 민간단체가 자발적으로 생필품을 넣은 풍선을 보낸 것으로 인도주의에 부합한다고 국제사회는 인정한다. 정부는 그럼에도 남북 충돌 등을 막기 위해 단체에 대북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하곤 했다. 하지만 북한은 군 당국이 직접 나서 백해무익한 오물 풍선을 날렸다. 냉전시대의 선전전과도 다른 지저분한 공격이다. 유엔군사령부가 30일 오물 풍선 살포는 지역 주민에게 해를 끼치는 군사적 행동으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못박은 건 당연하다.

다만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과 달리 이번 저강도 도발에 대한 대응과 매뉴얼 마련은 소홀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점검과 대비가 필요하다. 풍선에 독성 물질이 들어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 것이냐는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다. 군 관계자는 “화생물질이 공중에서 터졌을 때 지상에 내려오면 유독성이 없다”고 말했지만 육상에 근접해 터지거나 아니면 폭탄류에도 대비해야 함은 당연하다.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가 수도권 상공을 휘저을 때도 격추하지 못했다. 북한발 비행 물체 응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시급하다.

GPS 교란 공격에 대해 군은 “군사작전 제한 사항은 없다”고 했다. 이틀간 서해5도 어선들 약 100척이 GPS 오작동으로 조업을 못했다. 군 피해 따로 민간 피해 따로를 구분한다는 게 적절한가. 안이한 인식이다. 2010년대 이후 북의 GPS 공격이 잇따라 있었음에도 제대로 억제하지 못했다. GPS 교란 탐지체계를 운용 중이라는데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최근의 도발은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우방국과의 공조를 통해 북한에 확실한 경고를 보내야 할 것이다. 물론 오해와 긴장이 더 큰 충돌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남북 관계가 꽉 막힌 만큼 중국을 통해 세심한 리스크 관리에도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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