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호렙산에서 하나님을 만났듯… 주님 임재 기다리며

모세가 호렙산에서 하나님을 만났듯… 주님 임재 기다리며

광림교회, 제36회 호렙산 기도회… 40일 대장정 첫발

입력 2024-06-0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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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호렙산 기도회 참석자들이 3일 오전 서울 광림교회에서 두 손을 들어 찬양하고 있다. 광림교회 제공

#1. 박정(50) 권사는 전동휠체어에 올라 새벽어둠을 헤치고 예배당에 도착했다. 고교 때 다이빙 사고로 목 아래는 움직일 수 없는 전신 마비 장애인인 박 권사는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는 한국의 대표적 구필(口筆) 화가다. 감리교에선 남성 안수집사도 권사로 부른다. 부인 임선숙(57) 권사는 사회복지사 출신으로 박 권사와 결혼한 2000년대 중반부터 함께 6~7월 매일 새벽 4시45분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김정석 목사)에서 열리는 호렙산 기도회에 참석했다. 박 권사는 “아내가 없으면 절대 혼자서는 기도회에 나올 수 없다”며 “앞으로도 주님께서 쓰시는 도구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임 권사는 “남편은 입버릇처럼 머리를 다치지 않아 감사하다고 말한다”면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어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림을 통해 복음을 전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고백한다”고 전했다.

#2 임문영(70·여) 권사는 1989년 제1회 호렙산 기도회부터 참여한 40일 새벽기도의 산증인이다. 구약 성경의 모세가 불타는 떨기나무를 통해 하나님을 만난 장소가 호렙산이었듯, 임 권사도 호렙산 기도회를 통해 주님을 만나고 싶었다고 전했다. 36년간 호렙산 기도회에 참석하며 자녀의 치유를 경험했다. 임 권사는 “이제는 제 기도만 부탁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주변을 돌아보며 기도의 능력을 이웃과 공유하는 일에 열심이다.

광림교회는 3일부터 40일간 이어지는 제36회 호렙산 기도회를 시작했다. “너희는 이제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너희 목전에서 행하시는 이 큰 일을 보라”(삼상 12:16)가 올해의 주제 성구다. 1989년 당시 김선도(1930~2022) 감독이 동구권의 변화와 경제호황 속 흥청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령강림절을 기점으로 40일간 진행한 새벽기도회에서 출발했다. 세계와 열방, 나라와 민족, 한국교회는 물론 가정과 개인, 일터와 환우를 위한 공동 기도 제목을 나누고 있으며 한국교회 40일 새벽기도의 처음을 이끌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남연회 감독을 지낸 김정석 광림교회 목사는 이날 이사야 51장 1~8절 말씀을 중심으로 ‘여호와께서 행하신 일을 기대하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는 “삶의 어려움 앞에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하고, 믿음으로 지금을 바라보며, 믿음의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라”고 말했다. 성도들은 찬송가 270장 ‘변찮는 주님의 사랑과’를 오르간 반주에 맞춰 힘차게 불렀고, CCM ‘아무것도 두려워 말라’와 ‘시선’을 두 손을 높이 든 채 찬양했다.

새벽기도회는 오전 5시45분 예배당의 불이 꺼지고 모든 순서가 끝나면서 본격화됐다. 김 목사는 강대상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 시작했고, 성도들도 앞쪽 대리석 바닥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손을 들어 함께 기도했다. ‘주여’ 삼창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스테인드글라스 너머로 희미하게 여명이 비췄다. 성도들의 통성 기도는 예배를 마친 후에도 30분 넘게 지속됐다.

김수연 박윤서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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