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저출생으로 100년 뒤 인구 2000만명 안 된다는데

[사설] 저출생으로 100년 뒤 인구 2000만명 안 된다는데

국가 존립 위태로운 인구소멸 미래
황당한 저출생 대책은 불신 자초
최우선 과제 삼아 여야 협력해야

입력 2024-06-07 00:33

저출생·고령화로 100년 뒤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2000만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국가 존립이 위태로운 인구 소멸 단계다. 경고음은 잇따르는데 여기저기서 불쑥 튀어나오는 황당한 저출생 대책은 불신만 키운다. 문제 해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서둘러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6일 통계청이 전망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54년 전국 인구는 전년보다 1.0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구성장률은 2022년 -0.19%에서 2038년 -0.30%, 2044년 -0.53% 등으로 점점 감소 폭이 커진다. 30년 후에는 매해 인구가 전년보다 1% 넘게 줄어들게 된다. 합계출산율 0.72명의 대한민국은 뉴욕타임스 경고처럼 흑사병 창궐로 인구가 급감하던 14세기 유럽보다 더 상황이 심각하다. 그런데도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나오는 저출생 대책은 황당하고 한심하기만 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정부의 인구정책 평가 기관으로도 선정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여아를 1년 조기 입학시켜 출산율을 높이자는 보고서를 발표해 논란을 자조했다. 과학적 근거도 없이 여성을 출산 도구로 취급하는 성차별 인식도 드러냈다. 서울시 의원은 괄약근을 조이는 케겔운동과 체조를 조합한 ‘국민댄조(댄스+체조)’를, 저출산위원회는 ‘무료 미혼남녀 만남 지원’을 대책이라고 내놨다. 정책 구상자들이 문제의 심각성과 원인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국민의 불신과 냉소만 커질 뿐이다.

2006년 저출산위원회를 만든 이후 38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예산을 썼지만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제는 저출생 문제를 교육 복지 노동 등 여러 차원에서 접근해 국가 차원의 대책을 내놓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정부가 사회부총리급으로 신설하겠다고 한 저출생대응기획부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부처 신설을 위해서는 정부조직법을 개정하고, 인력과 조직 구성· 예산 등 행정적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새 부처 신설에 한뜻이긴 하지만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저출생 문제는 중요한 국가 어젠다다. 정쟁으로 흐를 일도 아니고 여야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인구 감소를 되돌릴 수 없는 시기가 오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