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아프리카, 미래 위한 한국의 필수 파트너

[시론] 아프리카, 미래 위한 한국의 필수 파트너

김명희 KOTRA 아프리카지역본부장

입력 2024-06-11 00:32

나무가 먼저일까? 숲이 먼저일까? 아프리카는 대륙을 지칭하는 용어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국가별 다양성을 무시하고 ‘아프리카’ 하나로 일반화한다. 각 나라는 다양한 문화, 언어, 종교, 역사가 있지만 서로 협력하며 하나의 ‘아프리카’로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담으로 경제 협력의 숲이 조성됐다면 기업, 국가별 협력으로 묘목도 가꿔 조화를 이루길 기대한다.

아프리카는 국제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전체 54개국으로 유엔 회원국 중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2022년 4월 유엔총회 때 ‘러시아의 유엔인권이사회 자격정지 요구 결의안’에 대해 54개국 중 44개국은 찬성하지 않았다. 아프리카 속담에 ‘친한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기 위해 한밤에 밝은 빛은 필요 없다’고 한다.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가지려면 지속해서 아프리카와 협력해야 하는 이유다.

아프리카의 성장 잠재력은 우리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잡아야 하는 기회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젊은 인구 중 35%를 아프리카가 차지한다. 아프리카의 신흥 중산층은 최신 유행을 추구하고, 높은 구매력을 보유해 소비시장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된다. 이제 단순히 우리가 만든 기성품을 판매하는 시장이어선 안 된다. 각국의 특수성과 수요에 기반해 철저하게 현지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가장 젊은 대륙 아프리카는 풍부한 노동력과 변화하는 산업구조를 기반으로 세계 제조공장의 중심이 될 수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아프리카자유무역지대(AfCFTA)의 성공적 시행으로 선진국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역내 교역 증가뿐만 아니라 역외 국가와의 거래 증가도 예상된다. 제조업 육성 및 외국인 투자유치 정책으로 현지 생산능력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에 필요한 핵심 광물을 보유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전기차 양극재에 사용되는 코발트의 전 세계 1위 생산국이다. 탄자니아, 마다가스카르에는 흑연이 풍부하다. 우리 기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페로크롬을, 마다카스카르에선 니켈을 조달하고 있다. 유럽, 캐나다, 미국 등은 꾸준히 아프리카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아프리카와의 협업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이들과 협업하려면 이전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엔 개발원조로 관계를 유지했지만 이 방식은 더 효과적이지 않다. 이들은 개발원조의 ‘수혜국’에서 벗어나 ‘선택자’의 지위를 획득하고 실리적인 경제 협력을 추진하려 한다. 따라서 국가별 발전 단계에 맞게 경제 협력 의제를 설정해야 한다. 한국은 압축적 경제성장 경험을 기반으로 아프리카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 21세기 들어 민주화 진전, 정치적 안정에 따라 경제성장에 관심을 두는 나라가 많아졌고 이들은 한국의 성장모델을 배우고자 한다. 우리 또한 아프리카와의 협력으로 얻을 게 많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우리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이들의 경제성장에 동참한다면 든든한 미래 동반자가 될 것이다.

요즘 아프리카에 관한 관심은 사하라사막의 열기만큼 뜨겁다. 하지만 훌륭한 관광자원과 시장이 있음에도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현지를 찾는 이는 많지 않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성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려면 우리 기업이 아프리카를 직접 가서 봐야 한다. 제 눈보다 나은 목격자는 없다. 올해 한국과 아프리카의 다양한 사업을 계기로 많은 기업인이 아프리카를 방문해 경제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김명희 KOTRA 아프리카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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