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명에서 ‘민주’ 떼야 할 거대 야당의 의회 폭주

[사설] 당명에서 ‘민주’ 떼야 할 거대 야당의 의회 폭주

입력 2024-06-12 00:30 수정 2024-06-12 00:30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간사 선출을 위한 과방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의 자리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횡포가 점입가경이다. 원내 제2당 몫인 법사위원장 자리를 비롯해 11개의 핵심 상임위원장 자리를 야6당과 선출하더니 이제는 국회 운영마저도 독단적으로 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11개 상임위를 즉시 가동해 부처 업무보고를 받겠다고 밝혔다. 보고에 불응하면 청문회를 추진하겠다는 엄포도 놨다. 더 나아가 오는 24일부터 이틀간은 교섭단체 대표연설, 26~28일엔 대정부질문을 하겠다는 구체적 일정도 내놨다. 하나같이 여야 간 의사일정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자체 회의에서 스케줄을 정해 일방통보한 것이다. 오죽하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회가 민주당의 의원총회장이냐”고 항변했겠는가.

그뿐만이 아니다. 여당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 자리도 13일로 데드라인을 정해 국민의힘이 선출에 응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다 가져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당이 얼마나 무능하고 무기력하면 “상임위 7개를 줄 때 받으라”고 대놓고 조롱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지금 태도는 국회를 전쟁터로 만들어놓고, 마치 점령군이 전리품 잔치하듯 국회 운영을 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우리 정치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오만함의 극치다. 이런 민주당에 의회 독재를 향한 레드 카펫을 깔아준 우원식 국회의장의 책임도 크다. 민주당 시키는 대로만 하면 의장이 아니라 ‘민주당의 꼭두각시’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니 의장으로 선출된 지 단 6일 만에, 헌정사상 최단기에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을 것이다.

여야 간 협의와 양보와 타협이라는 국회의 전통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린 민주당의 폭거는 용납될 수 없다. 민주당이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국민들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국회를 입법부와 사법부를 옥죄는 도구로 만들어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의 방패막이로 쓰겠다는 꿍꿍이가 아니겠는가. 민주당은 이런 폭주를 당장 멈춰야 한다. 그러지 않고 의회 독재의 길을 계속 간다면 그땐 국민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국민들의 의심도 점점 더 확신으로 굳어지게 할 뿐이다. 민주당이 차기 지방선거와 대선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남아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국민들의 심판 의지는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민생국회, 민생국회’라고 외치더니 파행도 이런 파행국회가 어디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