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대학 인근에 1000개 교회 개척”… 청년 야심 담았다

“국내외 대학 인근에 1000개 교회 개척”… 청년 야심 담았다

[전병선 기자의 교회건축 기행] <14> 대전 오메가교회

입력 2024-06-15 03:03 수정 2024-06-1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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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오메가교회 투시도. 정방형 건물로 4개 면을 알루미늄 패널 기둥으로 감쌌다. 고딕건축의 기둥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알루미늄 패널은 빛의 정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인다. 따라서 시간대별로 건물의 느낌도 다르다. 정방형 전체 이미지가 아래 투시도에서 잘 보인다. tBD 제공

대전 오메가교회(황성은 목사)는 청년교회로 유명하다. 사도 바울이 회당을 거점으로 전도했던 것처럼 청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2013년 대전 한남대 인근에 교회를 개척했다. 현재 출석 성도 600여명으로 성장했고, 이중 청년이 450여명이다. 교회는 국내외 대학 인근에 1000개 교회를 개척하자는 비전을 품고 총면적 4209.7㎡(1273평) 규모로 센터 처치를 건축하고 있다. 내년 부활절 때 입당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오메가교회 건축 현장. tBD 제공

이번 교회건축 기행은 건축 공간에 대한 청년들의 바람과 이를 건축적으로 어떻게 반영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오메가교회는 방송인 서정희씨 남자 친구이자 tBD 대표인 김태현 건축가가 설계했다. 김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 건축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의 유명 디자인 회사 SOM과 한국의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등에서 30여년간 일했다. 지난 7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인근 tBD사무실에서 만나 설계 과정과 디자인 콘셉트를 들어봤다.

교회 같지 않은 교회

설계는 2021년도에 맡았다. 김 대표 지인이 어느 날 “건축을 준비 중인 목회자가 있는데 생각이 젊고 건축적으로 통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가벼운 미팅을 했고 그 자리에서 건축에 대한 황성은 목사의 ‘큰 그림’을 들었다. 두 가지였다. 열린 예배를 위한 교회, 1000개 교회의 본부 교회를 세우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나온 디자인 콘셉트가 ‘교회 같지 않은 교회’였다. 교회지만 교회처럼 안 보이는, 교회지만 지역 주민들까지 오갈 수 있는, 교회지만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는 공간을 그렸다. 김 대표는 이런 필요들을 디자인으로 연결했고 포용성과 유연성을 키워드로 삼았다.

오메가교회 부지 위에 공간을 구성하는 과정을 다이어그램으로 나타냈다. ①은 1층으로 우측에 소예배당을 두고 가운데는 빈 공간으로 구성했다. ②는 2층과 3층의 대예배당 공간을 배치한 모습이다. ③은 건물 외관의 알루미늄 패널 기둥을 보여준다. 층별로 변화를 줘서 아래는 굵고 위로 갈수록 얇다. tBD 제공

교회 외관은 포용성을 구현했다. 동일한 패턴의 외벽, 앞뒤가 따로 없는 정방형 건물은 시각적인 방해 요소가 없기 때문에 심적으로 쉽게 용납되기 때문이다. 교회는 4개 면 모두 수많은 알루미늄 패널 기둥으로 돼 있다. 기둥은 층별로 두께를 달리해 위로 갈수록 얇다. 이런 패턴이 정방형 건물의 모든 면에 적용됐다. 그래서 통일감과 간결함을 더했다. 주변과 쉽게 동화되면서도 강렬한 포인트가 됐다. 김 대표는 “같은 패턴으로 감싸져 건물의 앞뒤가 없다는 것은 모든 사람을 다 포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외관 디자인은 고딕건축 양식에서 따왔다. 고딕 성당은 다발 기둥으로 이뤄져 있고 층이 높아질수록 하중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둥의 개수나 굵기를 줄였다. 김 대표는 다발 기둥 부분만 확대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이를 통해 건물의 세련미를 극대화했다.

김태현 건축가가 지난 7일 tBD 사무실에서 오메가교회 모형을 통해 공간을 설명하고 있다. tBD 제공

“땅 자체도 앞뒷면이 없습니다. 모두 앞면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습니다. 한 면은 16차선 도로, 아파트 단지에 인접해 있고요, 다른 면엔 근린생활시설이 빼곡합니다. 또 다른 면은 개천과 산책로가 있는 자연 정원과 붙어 있고요. 나머지 면은 앞이 탁 트여서 멀리서도 이 건물을 알아볼 수 있어요.”

건축 키워드, 포용성과 유연성

포용성은 여유 공간을 통해서도 높였다. 대예배당을 건물 1층이 아닌 2, 3층에 배치한 것이 포용성을 더하기 위해서였다. 1층에 큰 공간 덩어리가 있으면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답답함을 느낀다. 그래서 김 대표는 1층을 로비로 만들어 공간을 비우고, 한쪽에 작은 예배당만 설치했다. “빈 로비 공간은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고 궁금증을 유발해 들여다보게 되고 실제 들어와 보기도 한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교회는 이 공간을 활용해 도서관과 카페를 운영할 계획이다.

유연성은 공간의 쓰임과 관련이 깊다. 오메가교회는 예배는 물론 찬양 집회 장소, 컨벤션홀로도 사용된다. 또 본부교회로서 각종 세미나 등이 열릴 것이다. 국내외 성도들이 모이는 공간이다. 결혼이나 전시회도 할 수 있다. 교회의 땅이 삼각형이지만 건물을 정방형으로 설계한 것은 다양한 공간 구성이 가능하고 그에 따라 여러 형태의 공간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연성은 건물 외관에도 나타나 있다. 빛에 따라 건물의 색이 달리 보이도록 설계했는데 이것이 유연성을 의도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교회는 두 개의 벽면을 가졌고 안쪽 면은 유리, 바깥 면은 알루미늄 패널 기둥으로 덧댔다. 알루미늄은 빛의 정도에 따라 반사되는 색이 다르다. 따라서 새벽에 볼 때, 정오에 볼 때, 저녁에 볼 때 각각 다른 느낌의 건물이 된다. 패널 기둥 안쪽에 경관 조명을 설치해 밤에는 또 다른 모습으로 비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알루미늄을 도장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 것이 자연스러운 빛의 반사를 유도한 것”이라며 “변화무쌍한 입면, 여러 가지의 얼굴을 가진 입면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황 목사는 10일 전화 인터뷰에서 “잘만 지어놓은 교회가 아니라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때로는 유연하게, 때로는 포용적으로 변하는 우리 교회의 비전을 너무 잘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완성되면 지역과 소통하며 인근 지역을 넘어 대전시민이 자랑할 수 있는 교회, 예배를 드리면 하나님의 강력한 임재가 있는 교회, 선교 훈련이 잘 진행되는 교회로 크게 쓰임 받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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