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마트 등 아시아 식료품점, 미국인 입맛 바꾼다

H마트 등 아시아 식료품점, 미국인 입맛 바꾼다

NYT “아시아 음식 인기 맞물려 대형 유통체인으로 급격히 성장”

입력 2024-06-13 01:21
미국의 H마트 건물 자료사진. H마트 SNS 캡처

지난해 한 해 동안 미국인들이 소비한 신라면은 무려 5억개에 달한다. 미국인의 입맛에 지나치게 매운 이 라면은 30년 전만 해도 아무도 몰랐으나, 이제는 한인 식료품점을 넘어 월마트·코스트코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더 납품받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상품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신라면 같은 한국 식품 등을 파는 H마트를 비롯한 아시안 식료품점이 미국인의 식습관과 소비 성향을 바꿔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1982년 뉴욕 퀸스 우드사이드의 작은 한인 슈퍼마켓으로 출발한 H마트는 현재 미국에서만 90여개 점포를 둔 대형 식료품 체인으로 성장했다. 기업 가치가 20억 달러(2조7500억원)에 달하며, 지난달에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쇼핑센터를 3700만 달러에 통째로 사들이기도 했다.

인도 식료품점 ‘파텔 브라더스’와 중국 식료품점 ‘99 랜치마켓’도 대형 유통 체인이 됐다. 파텔브라더스는 20개 주에 52개 점포를, 99랜치는 11개 주에 62개 점포를 두고 있다. 아시아 식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위(Weee!)’는 기업 가치가 41억 달러로 평가된다.

NYT는 “이들 아시아 식료품 체인은 고향의 음식과 식재료를 찾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곳들”이라며 “하지만 이젠 전국 단위 매장과 모바일 앱까지 갖춘 그야말로 ‘미국인의 마트’로 변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 업체의 급성장은 새로운 맛을 찾는 주류 미국인들의 아시아 음식에 대한 열정적 관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분석가 딤프커 카위퍼르스는 “아시아계 마트가 미국 식품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로 여전히 적지만,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훨씬 막강하다”고 말했다. 아시아 식료품점에서 잘 팔리는 상품들이 곧바로 월마트·코스트코 등의 제품군 구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미국 내 슈퍼마켓에서 ‘아시아 전통음식’ 코너 매출은 지난 1년간 거의 4배나 늘었다. 농심 아메리카의 마케팅 책임자 케빈 장은 NYT에 “이제 미국 주류 유통시장은 아시아계 식료품을 갖추지 않으면 진출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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