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과수화상병 급증… 사과·배 가격 위협

[단독] 과수화상병 급증… 사과·배 가격 위협

상반기 피해면적 62% 늘어
발병시 치료제 없어 과수원 엎어야
탄저병 발생 시기도 빨라져 우려

입력 2024-06-13 03:31

사과와 배에 주로 생기는 세균 감염병인 ‘과수화상병’의 올 상반기 피해 면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가량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과일에 과수화상병이 발병하면 치료제가 없어 과수원을 갈아엎어야 한다. 과수화상병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병해 연말까지 피해 면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강우량이 많을 때 사과와 배에 나타나는 ‘탄저병’ 발생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세균 감염병 피해가 사과와 배의 물가를 또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과수화상병 피해 면적은 45.6㏊다. 축구장 64개와 맞먹는 면적이 피해를 본 셈이다. 추이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같은 기간 과수화상병 피해 면적(28.2㏊)과 비교하면 61.7%나 폭증했다. 사과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다. 과수화상병 발생으로 피해를 본 85개 농가 중 대부분인 67곳은 사과 농가다. 나머지 18곳은 배 농장이다.

농진청은 올해 과수화상병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병이 5~7월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과수화상병 피해가 없었던 경기 포천시에서 최근 첫 사례가 나온 점도 경각심을 높인다. 과수화상병 피해가 극심했던 2020년과 올해의 기후 상황이 비슷하다는 점은 우려를 더 키운다.

농진청 고위 관계자는 “2020년과 올해의 기상 조건이 비슷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당시 과수화상병 피해 규모는 394.4㏊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부터 피해 규모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기후 상황을 고려하면 과수화상병만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강우량이 많을 때 발생하는 ‘탄저병’ 우려도 커지고 있다. 탄저병도 7~8월 사과와 배에 발병한다. 잦은 비로 인한 높은 습도가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기상청이 지난달 발표한 6~8월 기상 전망에 따르면 이 기간 강우량은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더 많을 확률이 80%에 달한다. 지난해 사과와 배의 생산량 감소를 부른 요인 중 하나가 탄저병이기도 하다. 농진청 고위 관계자는 “올해 탄저병 발병 시기가 평년보다 일주일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각종 세균 감염병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해지면 또다시 사과와 배 가격의 고공행진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아직 사과·배 생육은 양호한 상태”라고 전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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