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잠수함, 쿠바 입항… 미국 턱밑서 ‘무력시위’

러 핵잠수함, 쿠바 입항… 미국 턱밑서 ‘무력시위’

‘우크라 지원 강화’ 美 겨냥한 훈련
G7, 러 동결자산 수익 우크라 원조

입력 2024-06-14 01:31
쿠바 시민들이 12일(현지시간) 아바나 항구에 정박한 러시아 해군의 카잔 핵추진 잠수함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핵추진 잠수함 등 해군 함정 4척을 12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 정박시켰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불과 145㎞ 떨어진 지점이다. 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하자 러시아가 미국 턱밑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셈이다.

BBC에 따르면 러시아 북방함대 소속 고르시코프 제독 호위함과 카잔 핵추진 잠수함, 카신 유조선, 니콜라이 치코 구조 예인선이 아바나에 입항했다. BBC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서방과의 긴장 속에서 무력시위를 벌이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군함은 17일까지 쿠바에 머물며 쿠바혁명군과 함께 미사일을 활용한 600㎞ 거리 타격 등을 훈련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전히 미국의 영향권에서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쿠바 외무부는 이들 선박에 핵무기가 탑재돼 있지 않다며 이번 입항이 이 지역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미국이 허용한 뒤 러시아는 연일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바나에 입항한 호위함에는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이 장착돼 있다. 러시아는 치르콘의 사거리가 1000㎞에 이르고 음속의 9배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이번 훈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함정들이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정상은 13일부터 이탈리아 풀리아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다. G7 정상은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500억 달러(68조7000억원)를 올해 말까지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정상회의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석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별도의 양자 안보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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