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대표, 언론에 대한 부당한 공격 그만두라

[사설] 이재명 대표, 언론에 대한 부당한 공격 그만두라

‘언론=검찰의 애완견’ 위험한 발언
법원 비난 동참 않자 공세 퍼부어
사법리스크 줄이려고 언론에 재갈

입력 2024-06-17 00:3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관련 재판에 출석하기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말하던 중 사람들을 향해 조용히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언론이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왜곡·조작을 한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은 매우 우려스럽다.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자신을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하자 작심하고 불만을 쏟아낸 것인데, 입법권력을 장악한 원내 다수당 대표가 한 것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위험한 말이다. 이 대표의 발언에 비난이 쏟아지자 두둔하고 나선 친명계 의원들은 더욱 가관이다. ‘애완견에 대한 모독’ ‘똥오줌 못 가리는 발작 증세’ ‘기레기(기자+쓰레기)’ 같은 거친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가 언론에 불만을 터뜨린 것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만 보도하고, 유리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다.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의 판결 내용이 서로 배치되고, 쌍방울그룹이 주가 상승을 위해 대북사업을 추진했다는 국가정보원의 보고서가 있는데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판결문과 국정원 보고서의 일부만 강조한 일방적인 주장이어서 비중있게 보도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쌍방울 그룹이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이유는 피고인들의 유무죄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법원이 증거와 진술에 근거해 선고했으니 억울하면 항소해 상급심의 판단을 구할 일이다. 그런데 이 대표와 민주당은 검찰과 법원을 비난하고, 삼권분립에 위배되는 입법을 추진하며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다. 법원을 함께 비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언론을 공격하고 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언론에 대한 부당한 공세를 그만둬야 한다. 고의로 허위 사실을 보도하거나 편파적으로 특정 정파를 옹호·비난하는 언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언론이 일제히 애완견이 돼 권력의 주문대로 받아쓰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대표가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편파적 기사만 인정하고, 모든 언론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가. 민주당은 지금 거센 반대 여론에 포기했던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재추진하는 중이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대표적인 악법인데도 다수당의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것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언론의 자유를 위협해 결국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