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식탁 위에 올라온 손

[오늘의 설교] 식탁 위에 올라온 손

누가복음 22장 14~23절

입력 2024-06-18 03:08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함께 식사한다는 것은 식구라는 의미의 출발입니다. 그래서 식사 자리는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자리입니다. 그리고 그날의 식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기대감을 줍니다.

예수님은 고난을 앞두고 제자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오늘날 교회들이 행하는 성만찬을 행하셨습니다. 성만찬은 떡과 포도주로 주님의 살과 피를 기념하는 행위입니다. 이것은 분명히 예수님과 제자들 간 깊은 교감을 주는 행위였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성만찬은 교회사에 신앙의 깊이를 더해주는 중요한 행위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신약의 복음서는 모두 성만찬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당시 직업이 의사였던 누가의 복음에서는 좀 다른 시각에서 성만찬을 말합니다. 오늘 본문 21절에는 예수님이 가까운 사람에 의해 팔린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자신을 팔자가 누구라고 직접 말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21절에 예수님을 파는 자의 단서가 있습니다. 바로 ‘상 위에 손이 올라온 자’입니다. 그러나 음식을 먹는 자리인 만큼 식탁 위에 손이 올라가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럼 예수님이 그런 말을 하는 순간 식탁 위에 손을 올린 자를 지칭하는 것일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자들이 예수님을 파는 자를 눈치채기란 쉽지 않습니다. 22절 말씀입니다. “인자는 이미 작정한 대로 가거니와 그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러자 제자들의 상황이 23절에 나옵니다. “그들이 서로 묻되 우리 중에서 이 일을 행할 자가 누구일까 하더라.”

이 말씀을 보면 그 자리에서 제자들이 서로 얼굴을 보면서 확인하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물론 거기에는 가룟 유다도 포함됩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이 ‘폭탄 발언’은 최소한 제자들 모두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자신 중에 예수님을 팔 자가 있다는 뜻으로 알아들은 것입니다. 따라서 그들 중의 하나가 바로 자신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제자들은 그 일이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어떻게 됐습니까. 가룟 유다는 예수님을 팔았고, 나머지 제자들은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고 도망갔습니다. 실제로 가룟 유다와 제자들의 행위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들 중에는 물 위를 걸어본 자도 있습니다. 그는 나중에 예수님을 저주까지 하면서 부인합니다. 개인적인 감정이지만 이들이 더 치사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예수께서 “보라 나를 파는 자의 손이 나와 함께 상 위에 있도다. 인자는 이미 작정한 대로 가거니와 그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자신이 바로 그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정신 차리고 깨어 있었다면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기 위해 고난을 겪고 있을 때 그들이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말씀을 듣는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너무 자신하지 말아야 합니다. 들려지는 말씀들이 다른 사람에게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바로 나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들어야 합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나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듣기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우리는 듣고 싶은 말씀만을 기대합니다. 만약 지금 주님의 말씀이 들려진다면 그리고 그 말씀에 어긋나는 것이 있다면 돌이켜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도 언젠가는 주님을 배신하고 팔 수 있는 자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김원기 목사(미국 사랑의동산교회)

◇미국 캘리포니아주 노스리지에 있는 사랑의동산교회는 미국에서 개척된 지 40년이 지난 교회입니다. 새벽기도회와 목요 중보기도회, ‘커피브레이크’라는 교단 성경 공부 모임을 꾸준히 감당하는 개혁주의 교회로서 신실한 성도들이 지역을 섬기고 헌신하는 교회입니다.
국민일보 문서선교 후원
많이 본 기사
갓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