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해력 떨어진 아이들… 교육 양극화의 민낯

[사설] 문해력 떨어진 아이들… 교육 양극화의 민낯

입력 2024-06-19 00:33

한글을 읽고 쓸 수는 있지만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다 보니 국어는 물론 수학이나 탐구 영역 등 다른 과목의 학업 성취도 떨어진다. 이런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2017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니 우려스럽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매년 중3·고2 학생의 3%를 대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성적에 따라 1수준(기초학력 미달) 2수준(기초학력) 3수준(보통학력) 4수준(우수학력)으로 나뉘는데 국어에서 3·4수준을 받은 고2 비율은 2017년 75.1%에서 작년 52.1%까지 떨어졌다. 2명 중 1명은 보통학력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중3도 2017년 84.9%에서 매년 떨어져 작년 61.2%까지 낮아졌다. 고2의 경우 6명 중 1명 꼴로 수학 과목의 기초학력이 떨어졌다. 중2 때 배우는 인수분해를 못하는 수준이다.

‘금일’을 ‘금요일’로 알고, ‘심심한 사과’를 ‘지루한 사과’로 해석하고, ‘사생대회’를 ‘죽기 살기 대회’로 이해하는 아이들이 늘어난 것은 스마트폰 영향으로 독서 문화가 사라진 탓이 크다.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교육의 양극화다. 부유층 아이들이 논술학원 등 고가의 사교육 시장으로 몰려갈 동안, 코로나19 때 비대면 수업으로 공교육에 의존하던 다른 아이들은 기초학력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작년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좋지 않았다는 것은 코로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는 뜻이다. 학습 결손으로 학력 격차가 커진 것인데 이는 졸업 후 직업과 소득의 격차로 이어질 수도 있다. 교육의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우리 사회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포기하지 말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일선 교사들은 사명감을 갖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학업과 정서 진로 등을 살피고 지도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교권 추락으로 학생을 적극적으로 지도하기 쉽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또한 교사가 학교 교육에 충실할 수 있도록 비본질적 행정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환경 개선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