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은 아버지’라는 민주당, 사당화 어디까지 가려는가

[사설] ‘이재명은 아버지’라는 민주당, 사당화 어디까지 가려는가

입력 2024-06-20 00:32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낯뜨거운 찬사가 나왔다. 22대 총선에서 낙선했다가 이 대표 지명으로 최고위원이 된 강민구 대구시당위원장이 참석 첫날인 19일 회의에서 이런 칭송을 쏟아냈다. 한 사람의 돌출발언으로 끝난 것도 아니다. 전당대회 득표율 1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당헌·당규 개정을 두고 “이 대표 시대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최고위원들은 이 대표의 ‘언론은 애완견’ 발언을 경쟁적으로 두둔했다. 민주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최고위원회의가 ‘명비어천가’를 앞다퉈 부르는 곳이 됐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했다는 우려와 비난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은 말도 안 되는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의 영장 청구에 대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임시국회를 소집하면서도 민생 국회라고 강변했고,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에 격화된 당내 갈등에는 ‘개딸’을 동원해 돌파했다. 총선 이후 이 대표 일극체제는 더욱 심해졌다. 이 대표는 당권·대권 분리를 명시한 당헌·당규를 바꿔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거머쥐고 다음 대선으로 가는 길을 빈틈없이 다져놓았다.

그 결과 당내 민주주의는 심각하게 훼손됐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 해소를 위한 판사·검사 탄핵에 당력을 총동원하고, 이 대표 사건을 담당한 검사를 수사하는 특별검사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당에서는 좀처럼 이견이 나오지 않는다. 이 대표에 맞선 의원들이 공천에서 낙마하고, 칭송에 앞장선 인사들이 능력과 무관하게 좋은 자리를 얻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북한의 ‘어버이 수령님’처럼 이 대표를 당의 아버지라고 하는 시대착오적 발언까지 나오는 것이다. 민주당은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사당화가 심각하게 진행 중인 당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언제까지 국민들의 시선을 외면하고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혀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