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저출생 국가비상사태 선언… 이번엔 꼭 성과내야

[사설] 저출생 국가비상사태 선언… 이번엔 꼭 성과내야

입력 2024-06-20 00:30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인구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범국가적 총력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저출생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고, 경제활동인구 급감으로 국가소멸론까지 나온 상황이다. 정부는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부은 예전 대책을 “백약이 무효였다”라고 평가하며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 등 3개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말로만 그치지 말고, 실효성 있는 성과를 거둬야 할 것이다.

눈에 띄는 건 육아휴직 현실화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임기 내 50% 수준까지 높이겠다”고 공언한 건 평가할 만하다. 또 첫 3개월 동안 육아휴직 급여를 월 15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대폭 인상하고, 육아휴직 대상 연령을 8세 이하에서 12세 이하로 넓히기로 했다. 육아휴직 분할 사용 횟수를 2회에서 3회로 확대하고, 2주 단기 육아휴직도 도입한다. 다만 현재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6.8%인 것을 감안하면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그동안에도 제도는 있었지만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원 등을 제외하고는 쉽게 쓸 수 없었다. 육아휴직 제도를 시행하는 중소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근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에 나온 대책들이 획기적인 것은 아니다. 기존에 ‘백화점 나열’식이라는 비판받은 제도를 더 쪼개고 복잡하게 만들어 현장의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단기 육아휴직이나 3회까지 분할해 사용하는 배우자 출산 휴가가 현장에서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유연한 근로환경부터 조성돼야 한다.

출산율 반등은 어느 한 분야의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돌봄과 교육, 주거 등 여러 사회 문화적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정부가 신설하기로 한 부총리급 ‘인구전략기획부’의 역할이 막중하다. 출산율뿐 아니라 고령화 대책, 이민자 이주 정책까지 포함한 인구정책을 종합적으로 기획해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청년층에게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게 즐겁고 감당 가능하다는 확신을 주는 일이다. 육아휴직이 당연시되고, 사회적 육아 시스템이 갖춰지고, 과도한 사교육 경쟁이 사라진다면 문제는 상당 부분 극복될 것이다. 결국 젊은층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건데 정부는 이를 명심해 이번만큼은 성과를 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