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만 보러 가지 않습니다… 극장의 끝없는 변신

영화만 보러 가지 않습니다… 극장의 끝없는 변신

관람객 감소에 복합문화공간 시도
체험 콘텐츠, 미술 강연 등 선보여
영화관 침체가 새로운 가능성 제시

입력 2024-06-20 08:08
영화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팬데믹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영향으로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었기 때문이다. 영화관들은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넓은 화면과 음향시설, 여유로운 공간을 활용한 ‘놀거리’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영화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영화관의 공간적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설치된 ‘라이브 시네마’ 세트장. 롯데컬처웍스 제공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시네마는 최근 체험형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제로월드와 손잡고 홍대입구점에 몰입형 체험 공간 ‘라이브 시네마’를 선보였다. 살아 움직이는 영화관을 테마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관객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돼 ‘신스틸러’로 불리는 전문 연기자와 함께 역할극을 하는 동시에 문제를 풀어 공간을 빠져나가는 체험 콘텐츠다.

처음 선보인 테마는 ‘우정’이다. 외딴 시골에 있는 해후 마을에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모이면서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진다. 스크린에 배경 설명이 등장했다가 암전되고 영화관은 가게, 목욕탕, 성당 등이 있는 세트장으로 변신한다. 참가자들은 세트장 곳곳에 숨겨진 힌트를 활용해 미션을 풀면서 다음 세트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라이브 시네마’는 하루 7회차가 운영되며 3~5명이 팀을 이뤄 참가할 수 있다. 체험 시간은 100분, 가격은 회차당 24만원이다. 1인당 약 5~6만원 수준으로 자물쇠를 풀어 공간을 빠져나가는 방식인 기존의 게임이 시간당 1인당 2~3만원 가량의 비용이 드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은 비싸다. 하지만 인기가 예상을 뛰어넘었다. 역설적이게도 영화관의 침체가 영화관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다음 달까지 주말 회차는 매진됐을 정도로 MZ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평일도 오후 6시 이후 회차는 매진을 기록했다”면서 “영화관이라는 장소의 특색을 활용한 공간이 압도적인 몰입을 제공한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시네도슨트’ 프로그램. 메가박스 제공

영화관은 영화가 아닌 다른 콘텐츠를 감상하는 장소도 된다. 메가박스는 ‘시네도슨트’의 두 번째 시즌을 이달 시작했다. ‘시네도슨트’는 세계 곳곳의 유명 미술관과 작품, 예술사를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미술 강연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마무리된 시즌1의 최고 좌석 판매율은 80%에 육박했다. 예술에 관심 있는 관객들의 관심을 끈 것이다. 지난 시즌엔 배우 겸 작가 박신양이 특별 강연에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피커스 종로점에서 클라이밍을 즐기는 이용객. CGV 제공

영화관을 개조해 스포츠 공간으로 재탄생 시키기도 했다. CGV가 지난 2022년 종로 피카디리1958점에 처음 선보인 클라이밍짐 ‘피커스’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여가 시설로 변모시킨 첫 사례다. 이용객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은 CGV는 구로와 신촌아트레온에 ‘피커스’ 2·3호점을 열었다.

지난해 CGV 송파점엔 상영관과 유휴 공간을 활용한 숏게임 골프 스튜디오 ‘디어프로치’가 문을 열었다. ‘디어프로치’의 층고는 약 8m로 스크린 골프장의 최소 설치 규격인 2.8m 대비 3배 이상 높다.

CGV 관계자는 “‘피커스’와 ‘디어프로치’는 층고가 높은 상영관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피커스’는 지역마다 타깃층을 다르게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신촌은 대학 상권으로 20대 고객, 종로는 퇴근 시간 이후 찾는 직장인 고객, 주거지 상권인 구로는 청소년 고객을 비롯해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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