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민경배 (16) 나의 한국교회사 역사 방법론은 ‘민족교회사관’

[역경의 열매] 민경배 (16) 나의 한국교회사 역사 방법론은 ‘민족교회사관’

백 박사의 ‘선교사관’ 역사 방법론과 달리
한국교회 자체의 신앙고백·성장 과정 다뤄

입력 2024-06-2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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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배(앞줄 왼쪽 다섯 번째) 박사가 1995년 4월 미국 뉴브런즈윅신학대학교 세미나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민 박사 제공

나의 한국교회사 역사 방법론은 구태여 말한다면 ‘민족교회사관’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백낙준 박사가 1926년 미국 예일대에서 한국교회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것은 놀랄 만한 최초의 학문적 업적이다. 그런데 그 연대가 집필기에까지 이를 수밖에 없었다. 초기부터 1910년이라는 연대가 그 범위였다. 더구나 미국에서 썼기 때문에 미국 선교본부의 자료들을 거의 섭렵해 선교사들의 시각이 주를 이뤘다. 실로 한국교회사 최초의 박사 논문과 저술로서 금자탑이었다. 다만 아쉬운 한 가지는 한국교회 그 자체의 신앙고백이나 활동에 대한 자료는 접근하기가 힘들었다.

나는 1972년 출간한 ‘한국 기독교회사’에서 그 부제를 ‘한국 민족 교회 형성 과정사’라고 명기했다. 한국교회 자체의 신앙고백, 특히 그 성장기가 일제 강점기와 겹쳐 자연히 한국교회사는 일제와의 유기적 관계에서 구도화하는 판도에서 전개되고 또 그래야만 했다.

민족 교회사라는 주제는 뭔가 압도하는 뭉클한 정서가 가슴을 메운다. 더러는 교회사학계의 배경이나 정서가 이승만 전 대통령 때의 백낙준, 박정희 때의 민경배라는 구도로 입지를 양립시키는 정황 설정도 있었다. 더러는 백낙준 교회사를 선교사관, 나의 한국교회사를 민족교회사관이라고 평하는 이들도 있었다.

나의 역사 방법론을 말한다면 ‘내연-외연’ 도식이다. 내만이외양(內滿而外揚) 현상학이다. 신앙 현상학 신앙 지리학 정량론이다. 나 스스로는 복음주의 노선에 서 있다. 나는 서북계 장로교 신앙의 적자이다. 복음주의 보수주의자이다. 그러나 애큐메니컬 신학에도 연결돼 있다. 레오폴드 폰 랑케(Leopold von Ranke)나 에른스트 트뢸치(Ernst Troeltsch)에 가깝다.

한국 신학계에 민중신학이 창궐하던 때에는 민중 교회 사관이란 것이 외쳐졌다. 주재용 박사의 이론이다. 하지만 그런 사관으로 쓰인 한국교회사는 아직 간행되지 않고 있다. 이론이나 주장에 일관된 역사관보다는 실제로 민중교회사라고 하는 저술이 나타나야 할 것이다. ‘한국민중교회사’, 이런 저서가 나타나면 읽혀서 민족교회사와 대비될 것이다. 그때 비로소 사관이 다른 한국교회사의 실상이 드러날 것이다. 한국민중교회사는 아직 테제(These)인가.

한국교회 사학계에 커다란 공헌을 한 학자들로는 역사학 전공의 이만열 박사가 한국기독교사연구소를 이끌어 오면서 실로 수많은 귀중한 도서를 간행하고 있다. 세계성령운동중앙협의회의 안준배 박사는 한국의 세계성령운동을 이끌어가는 거대 인물이다. 그는 대단한 안목과 판단력으로 한국교회 인재들을 동원해 등장시켜 한국교회의 역사적 사명을 수행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와 가깝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생애에 커다란 보람이 아닐 수 없다.

나는 그동안 미국 프린스턴신학교와 뉴브런즈윅신학교를 비롯해 캐나다 일본 독일 인도네시아 홍콩 등지에서 공개 강연이나 신앙 부흥회를 인도한 일이 있다. 백기환 박사의 중앙총회신학원에서는 1990년에서 2019년까지 외래교수로 가르쳤다. 2000년 6월에는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로 출범할 때 초대 총장으로 섬길 수 있었다. 그 대학원대학교와의 인연도 아주 깊다.

정리=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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