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민경배 (18) 세계사적인 역할과 사명에 부름 받은 한국교회

[역경의 열매] 민경배 (18) 세계사적인 역할과 사명에 부름 받은 한국교회

일제강점기와 구조적 상관관계 속에
형성기부터 민족적 주체성 기반으로
전개·발전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스스로 노출되고 부상·천명되기 시작

입력 2024-06-2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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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배(가운데) 박사가 2019년 10월 서울 서초구 백석대 신학대학원 앞에서 학교 교수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민 박사 제공

나는 2018년 백석대학교의 ‘개혁주의생명신학’을 주제로 발표한 일이 있다. 이 역사 대세론은 세계 교회에도 널리 알려지고 빛날 현대 교회사의 대주제이다. 나는 강의에서 개혁주의생명신학을 초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신학 역사와 그리스에서 로마 독일 영국 미국 한국을 아우르는 지역적 맥락 안에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는 주제로 소개했다. 이밖에 신학과 교회, 신앙, 실용, 복합(실험), 생명이라는 키워드로 다뤘다.

앞서 2011년에는 ‘글로벌 시대와 한국, 한국교회’를 저술해 기독교서회에서 간행했다. 나의 ‘민족교회사’라는 말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주는 저서이다. 그리고 확실히 이제 한국교회는 글로벌 교회가 되고 세계사적인 사명에 부름 받은 교회라는 확신을 하게 됐다.

한국교회는 그 형성기부터 일제강점기와의 구조적 상관관계 속에서 우리 한국의 민족적 주체성을 기축으로 전개, 발전할 수밖에 없었다. 민족교회사적 실록이 그래서 가능했다. 그런 구조적 전개는 불가피했지만 동시에 절실하고도 당연했다. 필요했다. 실질적이었다. 그리고 그런 것이 상승적으로 전개되도록 견인되고 있었다.

묘한 것은 한국이 세계사적 의미와 역학 그리고 사명의 전개와 요청에 스스로 노출되고 부상하고 천명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런 현상이 한국과 한국교회는 초기부터 나타난다. 그런 것들이 지난 교회 역사 곳곳에 드러나고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주 구체적이다. 가령 1906년 영변에서 활동하던 북감리교의 선교사 무어가 본국에 보낸 연례 보고서에는 이런 글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한국을 동방의 이스라엘로서 구원의 횃불을 들게 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 세계 문제는 해결돼 제대로 해결되고 만국을 구원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세계사적인 사역을 분명히 하는 예언 같은 선언이다. 그런데 1907년 9월 한국 장로교회가 독노회를 조직해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적인 동력 동원 체제를 구축하던 날 그 회의장에 만국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그 해가 바로 정미조약(제3차 한일협약)으로 조정의 자리가 다 일본에 넘어가고 있었던 때이다. 그런데도 그런 대망을 과시하고 있었다.

1932년 세계 대공황으로 몹시 어렵던 때 함석헌은 “이제라도 그 세계사적 사명을 자각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바로 그해 김교신은 한국 지도를 바라보면서 가슴 벅찬 선언을 한다. “한국은 세계 대륙을 등 뒤에 걸머지고 일어서려고 허리를 펴는 모습인가!”

더구나 2010년 8월 1일 뉴스위크에는 “한국은 로마제국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한 것과 같은 일을 금세기에 해낼 것”이란 기사가 떴다. CNN은 세계가 변하는 것을 보려면 한국을 보라고 보도한다. 한 일본인 교수는 한국인이 일본인이 가지지 못한 글로벌 표준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부러워한다.

나는 한국교회 역사가 세계사적인 계시록이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곳곳에 그런 근거 자료들이 발굴되고 손에 들어왔다. 2007년 11월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교회를 ‘수출지향적 교회’라고 표현하면서 세계 선교로 살아가게 돼 있는 교회라고 평가했다. 나는 이렇게 해서 기회 닿을 때마다 한국교회의 세계사적 사명과 역할을 역사적으로 연구하고 말하고 강조하기 시작했다.

정리=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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