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 등원 첫날 野 일방 입법… 싸우지만 말고 민생 챙기라

[사설] 與 등원 첫날 野 일방 입법… 싸우지만 말고 민생 챙기라

입력 2024-06-26 00:35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공영방송지배구조 개선법’(방송3법)을 상정해 심의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 출범 뒤 근 한 달 만인 25일 여당이 비로소 등원했다. 국민의힘은 그간 야당이 여당을 배제한 채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데 반발해 국회 활동을 전면 거부해 왔다. 그러다 나머지 7개 위원장 자리마저 야당에 빼앗길까 우려해 뒤늦게 등원을 결정한 것이다. 야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과 여당의 울며 겨자먹기식 등원 자체도 황당한 일인데, 등원 첫날 벌어진 풍경은 더더욱 말문을 막히게 한다.

어제 법제사법위에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여당의 반대 속에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 3법’을 강행처리했다. 여당은 법안을 더 논의하자고 요구했으나 야당이 거부했다. 이들 법안은 KBS MBC EBS의 이사를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시민단체 등에 부여해 지배구조를 바꾸는 게 골자다. 21대 국회 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법이다. 여당은 ‘좌파의 방송 장악법’이라 하고, 야당은 ‘방송 정상화법’이라며 맞서는 법인데 또다시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 처리된 것이다. 이날 국토교통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서도 여당의 퇴장 속에 청문회가 열리거나, 증인 출석 등을 둘러싼 대립으로 소동을 빚었다.

국회가 뒤늦게 정상화되나 싶었더니 등원해서도 이처럼 사사건건 대립하니 개탄스럽다. 자영업자를 비롯해 곳곳에서 어렵다고 아우성치는데, 정치권만 그리 시급해 보이지 않는 사안으로 티격태격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분통이 터질 것이다. 여야 모두 민생 입법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정작 민생을 위하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국회의 존재 의의를 깎아내리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여야는 이런 안이한 입법 활동에서 속히 벗어나야 한다. 나라 안팎으로 위기 시그널이 쇄도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여야가 단 몇 개월이라도 신사협정을 맺어 어려운 곳을 살피고, 미래를 준비하는 민생 입법에 매진해야 한다. 그게 그들이 입이 닳도록 외쳐 온 ‘민심을 받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