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타협이냐, 오직 믿음이냐.’ 뻔하고 머리로는 알지만 삶에서 선택하기엔 쉽지 않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오랜 고민입니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을 지내면서 신앙 본질보다는 세상의 규범과 관습에 타협해 이제는 더 이상 신앙생활로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게 오늘 교회의 현실입니다. 이 오래된 고민을 아브람의 믿음을 보면서 역설적으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교훈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아브람이 아내 사래의 청을 받아들여 하갈을 첩으로 들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하여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을 낳게 됩니다. 이것이 오늘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의 뿌리가 됐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하나님께서 현재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 두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세상 풍습을 따라가지 말자는 것입니다. 당시 아브람의 시대 상황은 성경 이외에서는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BC 15~20세기 사이 고대 근동 문서를 살펴보면 그때 관습법을 알 수 있습니다. 누지 문서에 보면 자식이 없으면 아내의 여종을 택해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말하자면 씨받이 역할입니다. 아브람은 당시 관습에 있어서 결코 죄를 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 후사를 얻을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이 든 사래의 행동도 결코 잘못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가정에 분란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이어져 이·팔 전쟁처럼 엄청난 일로 발전하게 됩니다. 우리가 세상적으로 볼 때 당연하고 괜찮은 것이라 하더라고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옳지 않은 것이라면 그 결과는 무섭게 다가옵니다.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그 만남에서 인간적으로 옳다고 여겨지는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어떤지 생각해 보신 적 있습니까. 세상 풍습이 아무리 아름답고 좋아 보여도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와 같이 그것을 취했을 때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옳지 않으면 엄청난 일들이 뒤따르게 됩니다. 내 생각과 생활 관습만 생각했던 아브람의 모습에서 우리 모습을 살펴야 합니다. 아브람과 같이 자기 생각이 옳고 관습상 괜찮다고 해서 하나님 보시기에 어떠한지를 생각하지 않는 모습 말입니다.
둘째 우리가 실수했다 하더라도 끝까지 보호하시는 하나님, 우리를 향한 계획대로 움직이시는 하나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아브람의 실수로 이스마엘은 태어납니다. 실수의 씨앗이라고 하나님은 그저 내버려 두셨던가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마엘의 씨앗을 통해서도 아브라함의 씨앗이기에 큰 민족을 이루게 하시고 축복하십니다.(창 16:10, 21:18)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실수하게 되면 죄책감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브람의 경우를 보십시오. 실수했지만 하나님은 자신의 계획을 취소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보호하시고 계획을 이루심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 혹시 실수하셨습니까. 죄가 있으신가요. 주님 앞에 자백하십시오. “주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실 것”(요일 1:9)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세상 속 그리스도인입니다. ‘세상과 타협이냐, 오직 믿음이냐’를 선택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브람과 같이 세상 풍습에 옳다 해도 하나님 보시기에 옳지 않다면 따라가지 않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 실수하더라도 하나님의 계획과 사랑을 의심치 마십시오. 하나님께서는 결코 우리를 포기하시지 않으십니다.
엄태인 구세군정읍교회 사관
◇엄태인 사관은 한국구세군 청년부장을 거쳐 현재 구세군정읍교회에서 목회하고 있습니다. 청년과 청소년 사역을 해왔으며 지역 사회에 무료나눔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